배급량 삭감으로 배고픔에 직면하고 희망을 잃게 된 로힝야 난민들
배급량 삭감으로 배고픔에 직면하고 희망을 잃게 된 로힝야 난민들
배급량 삭감으로 배고픔에 직면하고 희망을 잃게 된 로힝야 난민들
콕스 바자르(Cox's Bazar) 내 난민 캠프에서 난민들은 3개월 새 일어난 두 번째 식량 배급 삭감의 영향을 실감하고 있다.

가족과 식사하고 있는 로힝야 난민 라히마 카툰(Rahima Khatun). 배급 삭감 후, 그녀는 두 자녀들을 먹이기 위해 끼니를 거를 수밖에 없게 되었다. ⓒ WFP/Nihab Rahman
66세의 아미나(Amina)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 캠프가 있는 콕스 바자르(Cox's Bazar) 내 식량 배급 센터에서 식료품이 놓인 진열대를 천천히 지나치는 수십 명의 로힝야 난민들 중 한 명이다.
진열되어 있는 렌틸콩, 마늘, 감자, 양파, 달걀, 그리고 쌀을 훑어본 후 그녀는 자신의 초라한 선택지 ? 작은 식용유 한 병과 붉은 고추 한 봉지 ? 를 보며 흐느끼기 시작한다. 그녀가 한 달에 8달러밖에 되지 않는 선불 식료품 바우처의 잔액으로 살 수 있는 재료들은 그것들이 유일했다.
그녀는 “얼마 남지 않은 쌀과 이 식재료로 남은 한 달을 어떻게 살아남을지,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전에 식료품이 떨어졌을 때는 이웃들이 나를 도와주곤 했지만, 이제는 그들도 이 상황을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식량 배급 센터에) 도착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게 비어 보이는 커다란 마대 보따리에 식재료들을 담을 때 그녀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백만 명에 가까운 로힝야 출신 난민들은 과밀화돼있거나 때로는 위험하기도 한 환경의 방글라데시 남부 캠프에서 여전히 머물고 있다. 그중 대부분은 약 6년 전 미얀마 내 폭력 사태를 피해 온 사람들이다.
WFP(세계식량계획)로부터 받는 지원이 이들에게는 기본적인 식량과 영양소 보충을 위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공급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기금 모금이 줄어들면서 이 생명줄도 극심한 압박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하루 27센트로 줄어든 식량 배급 바우처
자금 부족에 직면한 WFP는 연말까지 식량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올해 3월, 캠프 거주자를 위한 식료품 바우처 금액이 한 사람당 한 달에 12달러에서 10달러로 삭감되었고, 6월에는 8달러, 즉 하루에 27센트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삭감은 올해 초 발생한 대형 화재에 이어 사이클론 모카(Cyclone Mocha)로 수천 명의 난민들이 집을 잃은 지 불과 몇 주 만에 이루어졌다.
세 아이를 키우는 27세의 미혼부모 모르지나(Morjina)는 “아이들의 식사량을 줄여야 했다. 그러나 얼마 동안 그럴 수 있겠나? 가족이 먹을 만큼의 충분한 음식이 없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고 말했다.

난민들이 한 끼에 겨우 9센트로 살 수 있는 음식. 이는 열량과 영양소 모두 부족한 식단이다. ⓒ WFP/Nihab Rahman
여성 가장 가정으로서 그녀의 가족은 아동, 노인, 여성, 장애인 등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해 온 WFP로부터 부수적인 지원을 받는다. 새로운 식료품 바우처로 그들은 야채, 과일 그리고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구매해 영양소가 부족한 현재 식단을 보충할 수 있다.
신선 식품 지원과 더불어 WFP는 임산부와 수유 중인 여성, 5세 이하의 아동들을 위한 영양섭취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 추가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취약 계층 가구들은 여전히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유일한 해결책은 모든 로힝야족을 위한 식량 배급을 즉시 완전하게 복구하는 것이다.
WFP 방글라데시 국가사무소장 돔 스칼펠리(Dom Scalpelli)는 “배급 삭감은 우리의 최후의 수단이다. 많은 기부자들이 기금 마련에 나섰지만 우리가 받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로힝야 가정들에게 그들이 받아야 할 충분한 지원을 다시 제공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더 오래 기다릴수록, 캠프에서 더 많은 굶주림에 직면할 것이다. 이미 많은 아이들이 영양실조 치료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줄어드는 기금
로힝야 난민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국제 사회의 기부금 감소로 인해 위기를 느끼는 것은 WFP만이 아니다. 로힝야족을 위한 유엔의 2023년 인도적 대응 계획은 사분의 일 정도만이 모금되었다. 점점 더 많은 인도주의 기관들이 가장 심각한 상황에만 개입할 수 있는 처지에 놓이고 있고, 이는 기본적인 수요가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삭감의 영향은 특히 난민 인구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폭력, 착취 및 젠더 기반 폭력에 있어 더 높은 위협을 마주하는 여성과 아동들에게 치명적이다.
충분한 식량과 정당한 수입을 만들어 낼 수단이 없어 난민들은 생존을 위해 아동 결혼이나 아동 노동, 또는 해로를 통한 위험한 여정과 같은 더욱 필사적인 방법에 의존하고 있다.
취약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WFP의 추가적인 지원 외에도, 캠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소규모의 생계 수단 이니셔티브는 인도적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희망과 해결책을 제공한다.
유엔난민기구와 비영리 협력 기관인 묵티(Mukti)의 지원으로 수십 명의 난민 가정들은 혼잡한 캠프 내 몇 안 되는 작은 경작지에서 여주, 호박, 고추와 같은 야채들을 직접 재배하고 있다. 이는 WFP의 지원을 보완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존엄성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게 한다.
*Bitter gourd (여주)는 열대원산 과일로, 박과 식물임

유엔난민기구와 협력 기관 묵티(Mukti)의 지원으로 채소를 재배할 수 있게 된 사람들 중 한 명인 미나라(Minara). ⓒ UNHCR/Fahima Tajrin
두 아이의 엄마인 미나라(Minara)는 자신이 수확한 여주를 자랑스럽게 가리키며 “식량 지원의 삭감은 모두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나는 이곳에서 재배하는 몇 가지 채소로 가족을 먹일 음식을 적어도 보충할 수 있다는 것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운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옆 캠프에서는 유엔난민기구와 협력 기관인 ‘공공 보건을 위한 NGO 포럼'(NGO Forum for Public Health)이 함께 운영하는 주트(Jute) 가방 생산 센터가 전자 재봉틀 쓰는 방법을 교육받고, 일을 대가로 급여를 받는 150명의 여성 난민들의 활동으로 붐비고 있다.
*Jute는 마의 일종으로 황마를 말함
센터에서 4시간 교대 근무를 하는 대부분의 여성은 남편을 잃었거나 이혼한 여성으로서 가정을 이끌고 있으며, 집 밖에서 일하는 여성에 대한 지역 사회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다른 캠프에서는 일본 기업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 유니클로의 모기업)이 2025년까지 로힝야 여성 난민 1,000명의 기술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돕고 있다.
더 많은 생계 기회의 필요성
이러한 이니셔티브에도 불구하고, 난민들에게 생명 유지를 위한 지원이 제공되고 주변 이웃 지역 사회에 투자가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국제 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유엔난민기구 방글라데시 대표부 대표 요하네스 반 데르 클라우브(Johannes van der Klaauw)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캠프 내 인도적 상황 악화를 예방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교육과 기술 훈련, 그리고 생계 수단 기회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난민들이 자립할 수 있고 기본적인 필요를 자신들의 방법으로 일부 충족할 수 있게 하고, 무엇보다도 자발적이고 안전하게 미얀마로 돌아갈 경우, 자신들의 삶을 재건할 수 있도록 준비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회들 없이는 모르지나와 같은 로힝야 난민들에게 최근의 배급 삭감은 더 많은 굶주림의 의미를 넘어, ‘점점 사라지는 희망'으로 다가온다.
모르지나는 “지금 우리의 운명은 우리 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고, 이곳에서는 이동의 자유도 없으며, 배고픔만이 우리가 하루를 보내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