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밀려나는 콜롬비아 원주민들
도시로 밀려나는 콜롬비아 원주민들
도시로 밀려나는 콜롬비아 원주민들

힐다는 그녀와 같은 원주민들의 토착 문화와 예술, 전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메데인, 콜롬비아, 10월 18일 (유엔난민기구) - 스물한 살의 나이로 콜롬비아 북서부 산자락에 위치한 집을 버리고 피난해야 했던 힐다는, 최근 몇 년 ‘도심 정글(urban jungles)'에서 생활하면서도 자신의 문화와 인종적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도시에서 원주민, 특히 그녀와 같은 여성 원주민들이 겪는 차별과 (도시가) 이들을 (이방인으로) 낙인찍는 것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콜롬비아 엠베라(Embera) 부족 출신이자 36살의 선생님인 그녀는 콜롬비아의 오랜 내전으로 인한 폭력과 박해를 피해 집을 떠나야만 했던 수만 명의 원주민 중 한명이다.
이번 주 노르웨이에서는 정부와 좌파 게릴라군 사이의 평화협상이 개최됐고 안토니오 구테레스(Antonio Guterres) 유엔고등판무관 역시 이를 환영했지만 콜롬비아의 원주민들은 여전히 매일매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집을 잃은 원주민은 1997년부터 지금까지 10만5천명이 넘고 작년 한해만 4,080명의 원주민이 실향상태가 됐다. 콜롬비아 인구의 3퍼센트가 원주민으로 구성되어있고 이들이 풍부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음에도 서른 개가 넘는 원주민 부족들은 현재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힐다는 안티오키아(Antioquia) 남부지역에 있는 우라바 안티오께뇨(Uraba Antioqueno) 숲에서 부족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자랐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이 지역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마약밀수 경로, 코카인 재배지를 독점하기 위해 싸움을 벌이는 불법 무장단체들이 늘어났다.
원주민들은 그 사이에서 압박을 받았다. 많은 사람이 죽었고, 힐다와 같은 사람들은 그들의 고유한 삶의 방식과 고향에서 누리던 자유를 뒤로한 채 안전한 곳을 찾아 떠났다. 그들은 열악한 환경의 도시 빈민촌에서 일거리를 찾기 위해 고분고투하며 차별과 싸우고 있다.
힐다는 계속되는 위협과 주위의 권유로 1997년에 친구들과 무타타(Mutata)로 피난했다. 그녀는 무타타 중학교에서 몇 년간 선생님으로 일했지만 그녀와의 만남을 요청하는 한 무장단체의 편지를 받은 후 다시 도망치기로 결심했다.
힐다는 자신이 “어떤 무장단체가 그 지역에 있는지, 누가 부족을 박해했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장단체에게 위협적인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그녀는 자신의 부족에서 정부가 사용하는 언어인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베요(Bello)로 피난했다가 안티오키아의 주도이자 콜롬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메데인으로 옮겼다. 그곳에서 석 달을 지낸 뒤 힐다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도로의 검문소에 무장 세력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돌아가기엔 너무 위험하다는 걸 깨달았다.
메데인은 콜롬비아의 수도인 보고타(Bogota) 다음으로 가장 많은 국내 실향민들이 피난 오는 곳이다. 국가등록시스템 통계에 의하면 1997년부터 작년 12월 사이에 23만 명이 넘는 국내실향민이 메데인에 도착했다. 이는 2011년 한해동안 피난한 3만 명을 포함한 수치이다.
국내 실향민의 약 80퍼센트는 농촌 지역 출신이며 그 중 대부분이 충분한 지원도 없이 많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는 도시 정글 속으로 사라진다. 멜데나 국내실향민 인구의 0.5퍼센트를 차지하는 원주민 역시 그들 고유의 정체성과 문화를 잃을 위기에 놓여 있다.
하지만 힐다는 원주민, 특히 집을 잃은 원주민 여성을 위해서 목소리를 높이기로 했다. 그녀는 선생님이자 공동체의 지도자로서 모범이 되어, 원주민 여성들이 인종차별에 대항하고 그들의 문화를 보존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한다. 그녀는 “나는 우라바 안티오께뇨 숲에서 왔고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여기, 메데인에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유엔난민기구의 도움으로 메데인에 사는 원주민을 결집하는 단체인 치브카리왁 협의회(Chibcariwak Council)를 통하여 이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갖고 있다. 이 모임에서 힐다와 다른 원주민 여성들은 도시에서 겪는 어려움과 위험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책을 도모한다.
힐다는 강제이주가 차별과 낙인의 문제를 일으킬 뿐 아니라 원주민의 문화와 전통까지 위협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메데인 같은 큰 도시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이국적인 문화에 익숙해지면서 그들의 뿌리를 잃게 된다고 했다.
힐다는 “우리의 땅을 잃어버리면 정체성까지 잃어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막기 위해 그녀와 친구들은 정기적으로 노래, 음악, 미술, 장신구 공예와 같은 부족의 전통에 대해 조사하고 이를 이어나가는 활동을 한다.
힐다는 장신구 만드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그녀는 공예가 그녀와 같은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고 정신적, 육체적 힘을 주는 것은 물론 돈도 벌게 해준다"고 말한다. 힐다의 심장은 과거에 머물지만 두뇌는 현재에 있다. 그리고 현재는, 언젠가 집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리는 힐다의 밝은 미래를 건설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다.
다이아마 디아즈 로드리게츠, 리비아 모타, 콜롬비아 메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