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하이옌: 가족과 친구의 도움으로 살바시온을 되찾다
태풍 하이옌: 가족과 친구의 도움으로 살바시온을 되찾다
태풍 하이옌: 가족과 친구의 도움으로
살바시온을 되찾다
살바시온, 필리핀, 1월 21일 (유엔난민기구) -- 대부분의 필리핀 사람들에게 가족은 삶의 중심이다. 하이옌 태풍이 동필리핀의 비사야스 지역을 휩쓸었던 날, 엘마 마르샤는 부모와 딸 중 한 쪽을 구해야 하는 삶이 흔들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지난 11월 8일 새벽, 41세의 엘마는 부모님과 13살 된 딸 로자리와 함께 살바시온 섬의 사마르 지역에 위치한 그들의 집에 남아 있었다. 그녀의 남편과 나머지 세 명의 자녀는 주민 공동 시설로 대피한 뒤였다.

하이옌 태풍의 생존자 엘마 마르샤는 남편이 밤마다 낚시를 위해 사용하는 그물을 청소 중이다.
태풍으로 타격을 받은 살바시온 섬 주민들은 정부 및 국제사회의 지원에힘 입어
서서히 회복 중이다.
태풍 직후 17피트의 폭풍 해일이 그들의 집을 강타하자, 엘마는 공포에 떠는 노쇠한 부모를 팔에 안고 불어나는 물 속을 헤엄쳤다. 부모는 “딸 아이를 살리라”며 그들을 놓아달라 애원했고, 곧 물결에 휩쓸리고 말았다.
“지구의 종말인 것만 같았던 당시 상황에서는 한치의 꾸물거림 조차 용납되지 않았다. 나는 수영을 못하는 딸 로자리를 찾아야만 했다”고 엘마가 물과 잔해를 가르며 딸에게 헤엄쳐 가던 순간을 떠올리며 말했다.
엘마는 역사상 가장 강한 태풍 중 하나인 하이옌의 강타로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녀는 당시 남편과 아이들을 찾는 것이 시급해 “울거나 부모님께 일어난 일을 받아드릴 시간 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인근 교회에 대피해 있는 나머지 식구들을 찾았다. 두 달째 실종 상태인 그녀의 부모님을 제외하고 모두가 안전했다.
태풍의 생존자들은 대참사의 현장으로 돌아가 사흘간 음식과 물 없이 지냈다. 외진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과 뿌리채 뽑힌 코코넛 나무 및 잔해더미로 막혀버린 주요 도로는 구호품 전달을 지연시켰다.
유엔난민기구는 태풍 하이옌에 대한 부처 합동 긴급구호 보호 클러스터의 공동 대표로서 타클로반시의 건너편 칸카바토만에 위치한 살바시온과 같은 외진 지역들의 수요를 예측하고 구호품을 전달하고 있다.
마을의 촌장 안토니오 디종은 300개의 가족용 텐트, 100개의 비닐시트, 20개의 비닐롤, 300개의 양털 이불 등의 물자를 운반하는 유엔난민기구팀을 돕기 위해 배 두척을 제공했다. 그는 “유엔난민기구팀은 태풍피해로 집을 잃고 바랑가이섬의 참혹한 상황을 거의 한 달간 견디고 있는 300여 가족에게 원조를 제공하기 위해 바다를 뚫고 이 곳까지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텐트 설치를 마치고 이제 우리는 380개의 태양광 랜턴을 전달하는 중이다. 외딴 지역의 전기를 복원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임시 점등이 필요하다”고 타클로반에서 유엔난민기구 긴급구호팀을 이끌고 있는 아르준 제인이 말했다.
현재까지 유엔난민기구는 태풍 피해 지역의 432,000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비상 대피소와 구호품 등을 지원했다. 덕분에 생존자들은 집을 재건하기 시작했고 일부는 살바시온의 생업인 어업에 복귀했다. 이는 마을이 차츰 정상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다.
지난 12월, 엘마의 가족은 태풍으로 파괴된 집에서 유일하게 남은 주방으로 기꺼이 돌아갔으며, 유엔난민기구의 구호 물자를 전달받았다. “유엔난민기구의 도움은 우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다”고 엘마가 말했다. “오전에 남편이 집을 수리하고 밤이 되면 두 가족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의 텐트에서 편하게 잔다.”
긴급 구호품을 조달하는 한편, 유엔난민기구는 필리핀 사회복지부와 협력해 생존자들이 무료로 분실한 서류를 재발급 받을 수 있는 무인 출생신고서 발급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기존의 등기소나 통계청이 출생증명서 사본 발급에 청구하는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서류를 분실한 엘마는 그나마 남은 재산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엘마는 정부와 인도주의 기구로부터 받은 원조가 가족의 자긍심을 회복시켜주고 제자리를 찾게 해주었다고 말한다. 가난하고 소박한 가정임에도 불구하고 엘마는 남편과 아이들이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5분”을 살아 남아 다행이라고 여긴다.
그녀는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여전히 삶의 원동력인 남편과 아이들로부터 힘을 얻는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삶은 진행 된다. 새해는 항상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캐네스 볼리사이, 살바시온, 필리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