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내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이주 아동들에게 고향을 느끼게 해주는 야구부 활동
페루 내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이주 아동들에게 고향을 느끼게 해주는 야구부 활동
페루에서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이주 아동들이 고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야구부 활동
리마(Lima)의 한 야구 클럽은 베네수엘라 유소년들에게 언젠가 프로 야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이룰 수 있는 두번째 기회를 제공한다.

로스 아스트로스(Los Astros) 야구부의 베네수엘라 출신 유소년 멤버들이 페루 리마(Lima) 북부 산 후안 데 루리간초(San Juan de Lurigancho)에 있는 공원에서 연습하는 모습. ⓒ UNHCR/Nicolo Filippo Rosso
2019년, 8살의 하비에르 알레한드로 엔리케(Javier Alejandro Enrique)가 가족이 고향인 베네수엘라를 떠나야 한다는것을 알았을 때, 자신이 가장 그리워할 것이 무엇인지 단박에 알았다. 그것은 학교나 동네 친구들 또는 심지어 사촌들과 할머니, 할아버지도 아닌 야구였다.
하비에르의 가족은 최근 몇 년간 베네수엘라를 떠난 약 710만 명의 베네수엘라 난민 및 이주민들 중 150만 명 정도가 정착한 페루로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하비에르에게 페루로 가려는 부모님의 선택은 재앙과 다름없었다. 안데스산맥의 페루는 축구에 열광하는 나라이고, 베네수엘라의 국민적 취미이자 하비에르가 제일 좋아하는 운동인 야구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3살 때부터 야구를 시작해 커서 프로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하비에르(11세)는 “더 이상 야구를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매우 슬펐다.”고 말했다.
하비에르는 “내가 최고였다.”며 수줍은 미소를 띠며 회상했다.
페루의 수도 리마(Lima)로 이사한 후, 하비에르는 함께 야구를 연습할 팀이 없었고, 코로나-19는 그가 밖에서 혼자 공을 던지고 노는 것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좋았던 실력은 무뎌졌고, 기분도 가라앉았다.
2021년 중반, 하비에르의 어머니가 리마 동부의 산 후안 데 루리간초(San Juan de Lurigancho)에 있는 로스 아스트로스(Los Astros)라는 청소년 야구부에 대해 우연히 듣게 되면서 상황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고 (실력을) 향상할 수 있게 되어 너무 신이 났었다,”고 그는 말했다.
베네수엘라 북부 도시 발렌시아의 37세 투수, 후안 카를로스 우르키야(Juan Carlos Urquilla) 코치는 하비에르같이 마냥 행복해하는 반응은 로스 아스트로스(Los Astros)에 입단한 다른 50여 명의 어린이들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하비에르 알레한드로 엔리케(Javier Alejandro Enrique)는 베네수엘라에서 야구에 푹 빠져있던 소년이었고, 리마로 이사한지 2년 만에 로스 아스트로스(Los Astros)를 발견하게 되어 뛸 듯이 기뻤다. ⓒ UNHCR/Nicolo Filippo Rosso
유엔난민기구로부터 유니폼, 장비 그리고 다른 지원을 받는 이 야구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리마의 한 베네수엘라 남성이 자신의 아들을 데리고 공원에서 야구 연습을 하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시작되었다. 다른 베네수엘라인들이 두 사람에게 몰려들기 시작했고, 그 남성은 작은 훈련 클럽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로스 아스트로스(Los Astros)는 입소문과 소셜 미디어 게시물들을 통해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수십 명의 아이들이 소정의 월 훈련비를 내고 참여하고 있다고 코치 후안 카를로스(Juan Carlos)는 말했다.
야구부의 대부분은 베네수엘라 사람들이지만, 몇 명의 페루 어린이들도 생전 들어보지 못한 이 스포츠에 호기심을 가지고 입단했다.
후안 카를로스 코치는 페루 선수들에 대해 “정말 빨리 배운다 느꼈다,”고 말했다.
많은 베네수엘라 부원들도 페루 출신 부원들과 함께 기초 (훈련)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국경을 넘는이동으로 인한 혼란과 끝없는 코로나 봉쇄 조치로 인해 고국에서 야구에 열광했던 많은 부원들조차 (실력이) 약간 녹슬었고, 훈련을 천천히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었다고 후안 카를로스는 말했다. 하지만 이제 선수들이 컨디션을 되찾으면서 그는 선수들에게 큰 포부를 가지고 있으며 선수들 또한 그와 같은 희망을 나눈다.
그는 “이들의 성장 과정을 보는 것은 나에게 있어 진정한 성공 이야기”라며 “뜻대로 된다면, 몇몇은 프로팀과 계약하여 큰 리그에서 경력을 쌓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구에 대한) 열정은 내 몸 안에 흐른다.”
후안 카를로스 본인도 베네수엘라에서 프로팀과 계약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어린 하비에르처럼 고향을 떠나야만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후 야구선수로서의 삶이 끝났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로스 아스트로스(Los Astros) 코치라는 일은 그에게 꿈을 되찾아 주었다. 월급은 빠듯하지만, 야구부 내 다른 코치들과 숙소를 공유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 즉 야구를 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은 내 몸 안에 흐르는 무엇이고 이 열정을 그들에게 전해주려 한다”며 “나는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고 아이들에게 규율과 책임감 같은 가치들을 심어주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후안 카를로스는 야구라는 스포츠가 많은 어린 선수들에게 직업적 선택지가 될지 여부와 상관없이, 야구장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아이들이 새로 적응하는 나라에서 고향을 느끼게 해주는 신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그랬듯, 다른 문화를 가진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수용국가에서 좋아하고 열정을 가진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게 되면 평화와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