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sites icon close
Search form

해당 국가 사이트를 검색해 보세요.

Country profile

Country website

[국제 원조 삭감 #3] 빈 자리의 내일

스토리

[국제 원조 삭감 #3] 빈 자리의 내일

2025년 9월 15일
3제목

📑발행일 : 2025년 9월 26일

📑문서 분류 : 국제 원조 삭감 대응 보고

📑문서 제목 : 2025년 빈 자리 보고서

제목3

아침 종이 울리지 않는 교실.

분필 가루도, 칠판 위 글씨도 사라진 공간에 학생들은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2025년 차드 동부 프라차나 난민촌.


국제 원조가 삭감되면서 이 난민촌 내 중학교에서는 더 이상 교사들에게 급여를 지급할 수 없게 됐습니다. 교사들이 학교에 나올 수 없게 되자 사실상 학교는 운영이 중단됐고 약 8,500명의 아동이 배움의 기회를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내년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교육에서 밀려나는 난민 아동은 전 세계적으로 15만 5천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쟁을 피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은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닫힌 것은 배움의 문이었습니다.

소제목2

이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자 수단 출신 난민인 압델카림은 오늘도 텅 빈 교실을 바라봅니다.

example1

“아이들이 하나 둘 학교를 떠나고 있어요. 수업이 중단되면서 아이들을 지켜주던 교실이 사라졌고 학생들은 점점 방치되고 있습니다.
결국 대다수의 학생이 불법 이주와 같은 위험한 선택에 내몰릴 겁니다. 어떤 아이는 바다를 건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어떤 아이는 위험한 금광에서 일하게 될지도 모르죠.”

난민촌에서 학교는 단순한 배움의 공간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공동체의 일원으로 소속감을 느끼고, 생계의 압박과 불안 속에서도 꿈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입니다.


그러나 대대적인 국제 원조 삭감으로 난민촌 내 학교들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학교의 문이 닫히면 아이들의 삶에는 배움의 공백과 함께 ‘희망의 공백’이 찾아옵니다.

이는 국제 원조 삭감으로 인한 현실이 교육 기회의 상실을 넘어 한 세대 전체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example1_hawa

“의사가 되고 싶어 열심히 공부해 왔어요. 아픈 사람들을 수술하는 일이든 약을 처방하는 일이든 저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하와(18세)의 가족은 수단에서 벌어진 내전을 피해 2004년 차드 파르차나 난민촌에 도착했습니다. 생물학을 좋아하고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인 성실한 학생 하와. 하와는 학교가 다시 열릴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교육이 없으면, 삶은 길을 잃고 맙니다.”
하와의 소원은 원조 삭감이 남길 교육의 공백, 그리고 우리가 채워야 할 차가운 빈자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3_제목3

유엔난민기구는 전 세계 정부와 민간 후원자의 기부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2024년 기준 전체 예산의 약 73%는 각국 정부, 13%는 민간 후원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주요 공여국의 원조가 줄어들면서 의료, 식량, 주거 등 필수 지원은 점차 축소되고 있고, 일부 프로그램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습니다.


현장에서 운영되던 지원 프로그램 전부를 유지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레바논: 교육 프로그램 종료
교육을 받던 1만5천 명의 아동이 수업에서 배제되었습니다. 교사와 교육 전담 인력, 프로그램 자체도 완전히 해체된 상태입니다.
추가 기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유엔난민기구가 다시 교육을 재개할 수 있는 기반은 모두 사라질 것입니다.

차드: 생계 지원 재개 불가
원조 삭감으로 올해 6~7월 농경 시즌을 놓치면서 예정되어 있던 작물 종자 배포 등 생계 활동은 최소 1년 이상 지연되었습니다.
이는 곧 농경 활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수많은 가구들이 한 해 전체 수입원을 잃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레바논: 2차 의료 단계적 종료
올해 말까지 보건 접근성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2차 의료 서비스에 대한 지원이 단계적으로 종료될 예정입니다.
환자 상당수는 이미 공공의료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였습니다.

staff_photo

지금도 수많은 지원 프로그램이 중단되거나 축소된 상태지만, 유엔난민기구는 도움이 필요한 모든 곳에, 언제든 그리고 어디든 남아 있습니다.


아직 모든 가능성이 닫힌 것은 아닙니다.
‘신속 재개 가능 지원 항목’에 포함된 사업들은 지원을 진행할 수 있는 토대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신속재개가능항목

기반 시설과 현장 인력, 협력 파트너십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에 자금만 확보된다면 현장에서 바로 지원을 실행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지금, 지원의 빈 자리가 현장의 시간이 멈추게 만든 것뿐입니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즉시 지원이 재개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title_final

빈자리에는 삶이 이어지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빈 교실에는 배움을 이어가고 싶어 책을 붙잡고 있는 아이가 있고, 끊긴 생계지원 뒤에는 가족을 지키려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비어 있다는 건 아직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위험에 놓인 난민들에게 안전한 보호망을 제공하고 아이들의 웃음을 되찾기 위해 유엔난민기구 직원들은 하루하루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빠르게, 더 많이 살리기 위해 오늘도 유엔난민기구의 현장은 멈추지 않고 움직입니다.

refugee children (funding crisis)

지금까지 유엔난민기구가 전 세계 곳곳에서 빈 자리를 채울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후원자님의 따뜻한 마음과 연대였습니다.


이 순간 후원자님께서 건네는 작은 손길 하나가 아이들의 교실에 다시 불을 밝히고
생과 사의 경계에 선 사람들의 삶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서 전해진 위로는 고된 길 위에서 상처 입은 이들에게 다시 한번 내일을 향해 걸을 수 있는 용기가 되어줄 것입니다.

내일의 삶을 포기하지 않기 위한 선택, 지금 함께해 주세요.

후원자님의 마음이 머문 자리의 온기가 결코 지워지지 않도록,

저희는 끝까지 현장의 최전선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 곁을 지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