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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호] 노재현 연합뉴스 기자 인터뷰

스토리

[가을호] 노재현 연합뉴스 기자 인터뷰

2025년 9월 29일
노재현 연합뉴스 기자 현장 취재 사진.j

올해 4월, 연합뉴스와 유엔난민기구는 강제실향 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이 협력의 일환으로 지난 6월, 연합뉴스 우분투 추진단은 유엔난민기구와 함께 아프리카 현장을 직접 찾았습니다. 이번 호 <WithYou가 만난 사람>에서는 그 여정을 함께한 노재현 기자에게 현장에서 마주한 생생한 경험과 느낀 점들을 들어보았습니다.

노재현 연합뉴스 기자

아프리카에 가신 계기와 목적은 무엇이었나요?

기후변화에 따른 아프리카 강제실향민의 실태를 취재하기 위해섭니다. 아프리카에서는 내전 등 분쟁에 따른 강제실향민을 생각하기 쉽지만, 지구 온난화에 따른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는 사람도 많습니다. 기후 위기는 지구촌 모두의 문제입니다. 아프리카 내 강제실향민들의 아픔을 보도함으로써 대한민국 독자들에게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환기하고 싶었습니다.

어느 국가와 지역을 방문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서아프리카 카메룬과 니제르를 방문했습니다. 카메룬 최북단 주에서 홍수 피해 마을 등을 찾았습니다. 미나와오(Minawao) 난민촌에서는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보코하람을 피해 온 난민들도 만났습니다. 다만 니제르에서는 당국의 미디어 허가를 받지 못해 난민이나 실향민을 직접 취재하지 못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기자님을 가장 놀라게 했던 장면이나 상황은 무엇이었나요?

카메룬 최북단 주의 난민촌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작년 8월 홍수로 집을 잃은 실향민 가족이 수십 명 있었는데 생활이 너무 열악했습니다. 낡은 텐트는 3평 남짓에 불과했는데 한 40대 여성은 아이 7명과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먹을 물조차 구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1년 가까이 이런 곳에서 지내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이번 WithYou 가을호의 커버스토리 주제가 ‘식량 위기’인데요, 현장에서 식량 부족 상황을 직접 체감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프리카의 식량 문제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카메룬과 니제르의 유엔난민기구 관계자들은 국제사회의 원조 축소로 난민들이 심각한 식량난을 겪을 수 있다고 크게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또 카메룬에서 홍수로 텐트촌에서 지내는 강제실향민들은 먹고 살려고 나무, 생선 등을 구해서 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현장에 가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나 달라진 생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난민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나마 깼습니다. 난민이라고 하면 외부 세계와 고립된 채 텐트 등에서만 생활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카메룬 미나와오 난민촌에서 만난 난민들은 메기 양식, 모터 택시(오토바이 택시) 운행 등 다양한 경제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난민촌 내 청년들이 단체로 넓은 공터에서 축구를 하는 모습도 봤습니다. 난민을 약하고 수동적 존재로 생각했던 것은 선입견이었습니다.

난민촌과 현장 사무소를 방문하며 가장 깊이 기억에 남은 순간이나 인물이 있으신가요?

아프리카 출장을 다녀온 지 약 석 달이 지났는데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카메룬 미나와오 난민촌에 살고 있는 알리 아바차(59) 씨가 생각이 납니다. 아바차 씨는 유엔난민기구의 도움으로 난민촌 인근 땅에서 쌀 등을 경작하고 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한국도 지구 반대편(카메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알고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취재진에게 "먼 곳까지 왔는데 안전하게 돌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하겠다"는 따뜻한 말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이번 경험이 기자님이 난민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 변화를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난민촌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떠오릅니다. 난민 문제를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습니다. 나도, 난민들도 함께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좀 더 하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WithYou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에서 유엔난민기구를 후원하시는 분이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마음이 난민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난민들이 여러분의 지원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는 점을 아프리카 출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