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함께] 안전한 거처, 희망찬 미래: 모아스 가족의 회복력 이야기
[대한민국과 함께] 안전한 거처, 희망찬 미래: 모아스 가족의 회복력 이야기
신규 임시거처를 지원받기 직전 노후된 임시거처 안에 앉아 있는 모아스(Moath)와 네 자녀들
모아스 나브나브(Moath Nabnab)가 처음 자타리 난민촌에 발을 디딘 것은 2012년, 그가 겨우 14살이었을 때였습니다. 당시 수천 명의 시리아인들이 전쟁을 피해 안전을 찾아 국경을 넘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정말 어렸어요,” 모아스는 회상하며 말합니다. “모든 걸 두고 떠나야 했습니다. 집도, 학교도, 추억도.. 제가 자라온 작은 집을 떠날 때는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다른 선택권이 없었습니다.”
요르단으로의 피난 여정은 길고 고된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며칠 동안 굶주리고 지친 몸으로 걸었어요. 밤엔 하늘 아래에서 잤고,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지조차 확신이 없었죠.” 그가 마침내 그의 가족과 함께 요르단에 도착했을 때,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도착했을 때는 겨울이었는데, 날씨가 정말 끔찍했어요. 바람과 비에 텐트가 무너지고, 사방에서 물이 새어 들어와서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그때 느꼈던 추위와 절망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예요.”
2년 뒤, 유엔난민기구가 컨테이너 형태의 임시거처를 난민들에게 지원하기 시작하며 모아스의 가족은 비로소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임시거처에서 보낸 첫 밤은 잊을 수 없어요,” 그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처음으로 ‘안전하다’는 감정을 느꼈어요. 물 새는 곳도, 무너지는 벽도 없었습니다.”
2016년, 모아스는 난민촌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했고, 함께 새로운 임시거처를 배정받아 가정을 꾸렸습니다.
지금 모아스는 27세, 네 아이의 아버지이자 가장입니다. 하지만 그의 가족은 여러 건강 문제를 안고 있어 삶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26세인 아내 아얏(Ayat)은 소화기 질환의 일종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를 앓고 있으며, 9살 딸 케파(Kefa’a)와 8살 딸 할라(Hala)는 다운증후군과 심장·소화기 질환을 앓아 집에서도 산소통이 필요합니다. 4살짜리 아들 무함마드(Mohammad)도 소화기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고, 막내 아사드(Asa’d)는 이제 겨우 2살입니다. 모아스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난민촌 인근 계절 농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때 안식처였던 모아스 가족의 임시거처도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노후되어 이제 더 이상 안전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임시거처가 허물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모아스는 설명합니다. “그늘 하나 없는 사막에 위치한 자타리 난민촌 특성상, 비가 많이 오는 겨울이면 물이 새고, 여름에는 컨테이너 집이 마치 오븐처럼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집니다.”
오래되어 갈라진 벽 틈새로 먼지와 벌레도 들어옵니다. “어느 날 밤, 딸 할라가 비명을 질러 깨어보니 큰 사막 벌레들이 아이들을 물어뜯고 있었어요. 급히 병원으로 데려가긴 했지만 제 삶에서 가장 무서웠던 밤 중 하나였습니다.”
임시거처의 가용 기간은 최대 8년 정도입니다. 자타리 난민촌 내 대다수의 임시거처들이 이미 그 수명을 한참 넘긴 상태이며, 요르단 사막의 혹독한 기후로 인해 그 안에서의 생활이 갈수록 힘들어졌습니다. 난민들은 임시거처 보수나 교체를 요청할 수 있지만,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대기 기간이 긴 편입니다.
모아스의 가족 또한 오래 기다려야 했지만, 다행히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 덕분에 모아스의 가족은 새 임시거처를 받게 되었습니다. 모아스는 “유엔난민기구 직원들이 우리에게 새 임시거처가 배정될 예정이라고 말해주었을 때,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밝게 웃어보였습니다.
KOICA의 미화 660만 달러에 달하는 기여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자타리 및 아즈락 난민촌에서 9,000명 이상의 난민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유엔난민기구의 임시거처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KOICA의 지원을 통해 유엔난민기구는 노후된 임시 거처를 교체하고, 이미 수명을 한참 넘긴 임시거처를 유지·보수하고 있습니다. 모아스 가족과 같은 난민들에게 이는 단순한 거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새로운 임시거처는 겨울 한파 및 여름 폭염으로부터의 보호, 먼지와 벌레로부터의 안전을 제공하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드디어 아이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곳에서 놀고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튼튼한 바닥과 천장을 갖게 되어 비로소 마음이 놓입니다.”
“이 카라반이 없었다면 아이들 건강은 더 악화되었을 것입니다. 특히 할라는요. 하지만 이제 아이들이 더 건강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거처가 아닙니다. 우리 가족에게는 안전이자 미래에 대한 희망입니다.” 자신의 긴 여정을 되돌아보며 모아스는 안전한 집, 나아가 새로운 시작을 꿈꿀 수 있는 기회를 나눠준 것에 대해 대한민국에 진심어린 감사를 전했습니다.
모아스 가족의 이야기는 수천 개 이야기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아직은 자타리 난민촌 내 노후된 임시거처가 더 많기에 대다수의 난민 가족들이 여전히 불편함과 불안 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KOICA의 지원으로 점점 더 많은 아이들이 모아스와 아이들처럼 보다 안전한 삶의 터전에서 희망을 꿈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