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호] 소중한 후원이 만든 변화
[가을호] 소중한 후원이 만든 변화
케냐
남수단을 떠나 케냐로 피신한 아마치 쿠올(Amach Kwol)은 낯선 곳에서 다시 삶의 기반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카쿠마(Kakuma) 난민촌에서 지내던 아마치는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수도 나이로비(Nairobi)로 향했지만, 난민이라는 이유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치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은 직업기술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패션과 디자인을 배우면서부터였습니다. 유엔난민기구의 지원으로 그녀는 2년 동안 재봉과 염색 등 실무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며 전문 교육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기초적인 것부터 배워야 했어요. 매일 수업에 참여하고 끊임없이 연습하다 보니, 조금씩 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됐죠. 그때부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이제는 제가 하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습니다.”
배움은 아마치가 스스로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현재 그녀는 난민 여성 지원 단체 레퓨쉬(RefuSHE)에서 공예가로 일하며, 타이다이(Tie-dye) 기법으로 다양한 원단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아마치가 작업한 원단은 유엔난민기구의 글로벌 수공예 브랜드 ‘MADE51’ 컬렉션에 포함되어 전 세계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아마치는 자신이 익힌 기술로 안정적인 소득을 얻으며 스스로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난민으로 살아가는 것이 늘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배움을 멈추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나가고 싶어요. 누군가 기회를 주길 기다리기보다, 제가 가진 기술로 직접 기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스페인
시리아 출신 난민 라에드(Raed)와 누라(Noura) 부부는 두 딸 린(Lynn), 레아(Lea)와 함께 스페인의 해안 도시 칼레야(Calella)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중해를 바라보며 산책을 하고 아이들이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노는 일상. 누군가에게는 평범할지 모를 이 하루는, 오랜 피난 생활을 견뎌온 이 가족이 어렵게 되찾은 소중한 선물입니다.
라에드와 누라는 시리아 알레포(Aleppo)에서 결혼식을 올린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폭격을 피해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이후 레바논으로 피신했지만 낯선 곳에서의 생활은 불안정했고, 두 사람은 늘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딸들만큼은 전쟁의 두려움 없는 안전한 환경에서 자라며 꿈을 키워가기를 바랐습니다.
“아이들이 더 이상 불안에 떨지 않고, 안전한 곳에서 마음껏 배우고 꿈꿀 수 있기를 바랐어요. 부모로서 그보다 더 큰 바람은 없었습니다.”
2025년, 가족은 유엔난민기구의 지원으로 스페인 재정착 프로그램 대상자에 선정되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칼레야에 정착한 뒤에는 스페인어를 배우고 지역사회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받으며, 조금씩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졌습니다.
이제 린과 레아는 학교에 다니며 친구들과 어울리고, 걱정 없이 내일을 그려나갑니다. 라에드와 누라 역시 새로운 환경에서 가족의 삶을 스스로 꾸려가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입니다. 미용사인 라에드와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누라는 자신들의 경험과 기술을 살려, 언젠가 작은 뷰티숍을 열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품고 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정말 평화롭게 지내고 있어요. 이곳에서는 더 이상 낯선 이방인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요르단
여섯 자녀를 둔 시리아 난민 가산 알리 알샤리피(Ghassan Ali Al-Sharifi)는 현재 요르단 아즈락(Azraq) 난민촌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향을 떠나야 했던 가산의 가장 큰 바람은 자녀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움을 이어가며 자신만의 미래를 준비하도록 돕는 것이었습니다.
2016년, 유엔난민기구의 지원으로 난민촌 안에 작은 부지를 배정받은 그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중동에서 즐겨 먹는 병아리콩 요리인 팔라펠(Falafel) 식당을 열었습니다. 가진 것은 많지 않았지만, 가족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간절함으로 하루하루 가게를 꾸려갔습니다.
가산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해 밤 9시가 되어서야 끝납니다. 이른 아침부터 식재료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이하며 오랜 시간 식당을 지켜온 그의 노력은 조금씩 결실을 맺었습니다. 작은 가게로 시작한 식당은 이제 난민촌의 명소로 자리 잡았고, 네 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는 든든한 일터로 성장했습니다.
가산이 일군 변화는 안정적인 생계를 마련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식당에서 얻은 수입으로 두 딸 누르(Nour)와 아야(Aya)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었고, 누르는 약학을, 아야는 소프트웨어 공학을 공부하며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작은 식당이 이제는 자녀들이 더 넓은 세상을 꿈꾸도록 뒷받침하는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처음 식당을 시작했을 때는 그저 가족의 생활비만 벌 수 있기를 바랐어요. 그런데 꾸준히 일하다 보니 아이들의 학비까지 마련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제가 흘린 땀방울이 아이들의 미래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찹니다.”
르완다
콩고민주공화국을 떠나 르완다에서 생활하고 있는 난민 에릭 하빈슈티(Eric Habinshuti)는 현재 가사카(Gasaka) 중등학교에서 수학과 화학, 생물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에릭에게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곳이 아닙니다.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내일을 준비하게 해주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에릭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배움을 이어가는 것은 교육이 미래를 바꿀 가장 확실한 기회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제힘으로 삶을 일구고 가족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꿈을 품은 그는, 하루하루 성실하게 학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르완다 전역의 난민 아동과 청소년에게 학비를 비롯한 교육비를 지원하고, 학용품과 위생용품 등 학교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배움을 포기하지 않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학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에릭에게도 이 지원은 계속해서 공부할 수 있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학비와 준비물 걱정이 줄어들면서 학업에 더욱 몰두할 수 있게 되었고,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막연했던 미래를 구체적인 꿈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학교에서 배우고 쌓은 지식은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이 배움을 바탕으로 제 삶을 스스로 일으켜 세우고 싶습니다. 제 꿈을 응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