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sites icon close
Search form

해당 국가 사이트를 검색해 보세요.

Country profile

Country website

[봄호] 겨울을 닮은 시리아의 봄

스토리

[봄호] 겨울을 닮은 시리아의 봄

2026년 3월 12일
Syria.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Filippo Grandi visits Syria to mark World Refugee Day 2025.

봄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알립니다.

얼어붙었던 땅이 녹고, 씨앗이 움트며, 긴 겨울을 견뎌낸 이들에게 희망을 건넵니다.

꽁꽁 얼어붙었던 시리아에도 한줄기 봄의 온기가 불어오고 있습니다.

Syria.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Filippo Grandi visits Syria to mark World Refugee Day 2025.

지난 2024년 말, 2011년 3월부터 계속됐던 시리아 분쟁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하나둘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시리아로 피난을 떠났던 난민들도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집, 이웃, 일상을 잃고 국경을 건너야 했던 사람들이 마침내 집으로 돌아가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14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간 이들을 맞이한 것은 지붕에 구멍이 난 집, 파괴된 학교와 병원, 그리고 여전히 불안정한 치안이었습니다. 긴 겨울이 남긴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습니다.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시간 속에서, 시리아의 봄은 아직도 겨울과 닮아 있습니다.

차가운 텐트에서, 다시 집으로

Syria. Qasem Hayel Al-Bal’as: A Syrian Returnee Father

카셈 하엘 알발아스(Qasem Hayel Al-Bal’as)는 시리아 다마스쿠스(Damascus) 인근 아드라(Adra) 출신입니다. 2013년, 격렬해지는 총성을 뒤로하고 가족과 함께 레바논으로 향했던 그는 10년이 넘는 시간을 난민촌의 차가운 텐트 안에서 견뎌야 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그가 붙잡고 있었던 것은 단 하나, 언젠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었습니다.

2024년 12월,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 카셈을 맞이한 것은 사람이 살았던 흔적조차 찾기 힘든, 뼈대만 남은 집이었습니다. 문과 창문은 뜯겨 나가 있었고, 물도 전기도 끊긴 상태였습니다. 아홉 식구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그에게, 온전히 회복되지 못한 환경 속에서 다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특히 뇌종양을 앓는 딸 사파(Safa)와 성장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는 상황에서, 의료 접근이 제한된 현실은 가족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파트너 단체와 함께 카셈의 집에 문과 창문을 새로 설치하고, 엉망이 된 전기 배선과 급수 시설을 복구했습니다. 차가운 밤바람 대신, 따뜻한 온기가 다시 집 안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Syria. Qasem Hayel Al-Bal’as: A Syrian Returnee Father

아이들은 처음으로 튼튼한 지붕 아래에서, 비교적 평온한 밤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돌아올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난민촌의 겨울은 견디기 힘들 만큼 추웠거든요.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안이 됩니다.”

한 사람의 손끝에서, 마을의 시간이 다시 흐르다

suliman-blacksmith-5-syria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Damascus)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 한동안 고요했던 이곳에 기분 좋은 금속음이 다시 울려 퍼집니다. 뜨겁게 달궈진 쇠를 힘차게 두드리는 이는, 고향으로 돌아온 대장장이 슐레이만(Suliman)입니다.

슐레이만은 2014년, 폭격이 거세지던 무렵 가족과 함께 고향을 떠났습니다. 레바논에서 보낸 10년 동안 세 아이가 태어났고, 그는 병든 어머니를 돌보며 일용직 노동으로 하루하루를 이어갔습니다.

2024년 말, 그는 긴 고민 끝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은 남아 있었지만, 생계의 기반이던 대장간은 형체만 남은 폐허가 되어 있었습니다. 일할 도구조차 없던 그에게, 유엔난민기구는 지역 커뮤니티 센터를 통해 창업 교육과 기본 장비를 지원했습니다.

다시 망치를 잡은 슐레이만의 손에는 활기가 돌아왔고, 그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한 사람의 회복은 곧 마을 전체의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주문이 늘어나면서 슐레이만은 이웃 주민 두 명을 새로 고용했고, 마을에는 다시 일자리가 생겨났습니다.

아이들은 다시 가방을 메고 학교로 향합니다. 대장간의 망치 소리는 이제 한 가족의 생계를 넘어, 마을 전체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하루를 버티는 것조차 벅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 망치질 소리는 제 생계이자, 제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심장 소리입니다.”

나의 시작, 나의 끝, 나의 시리아

“시리아에서 죽기 위해 돌아왔습니다.”

자심(Jassim)은 열두 자녀의 아버지이자, 이제는 증손자를 둔 할아버지입니다. 그는 10년이 넘는 피난 생활 끝에 가족과 함께 시리아 홈스(Homs)주 알쿠사이르(Al-Qusayr)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Syria. Return of Syrian refugees to Homs Governorate

자심의 삶은 2013년 이후 이곳에 멈춰 있었습니다.

마을 위로 쏟아진 포탄은 평화롭던 일상을 단숨에 무너뜨렸고, 집 근처에 떨어진 포탄 한 발로 그는 세 자녀를 잃었습니다. 하루아침에 삶의 풍경은 폐허로 바뀌었고, 가족의 시간은 그 자리에 멈춰 섰습니다.

남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심은 레바논으로 향했습니다.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심과 가족은 바알베크(Baalbek) 인근 난민촌의 임시거처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겨울은 혹독하게 추웠고, 여름은 숨 막히게 더웠습니다. 난민으로서의 삶은 끝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함의 연속이었습니다.

2024년 말, 자심은 귀환을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10년 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그를 맞이한 것은 집이 아니라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잔해였습니다.

“기쁘면서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 돌아와 기뻤지만, 살던 집이 잔해로 변한 모습을 보고 망연자실했습니다.”

Syria. Return of Syrian refugees to Homs Governorate

자심과 가족은 유엔난민기구의 도움으로, 텐트로 된 임시거처를 다시 세웠습니다. 당장 집을 다시 지을 수는 없지만, 그는 마침내 가족과 함께 고향 땅을 다시 밟았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시리아는 소중합니다. 이곳은 우리의 땅이고, 우리의 나라이며, 우리의 영혼입니다. 나의 시작이 이곳이었으니, 나의 끝도 이곳이어야 합니다.”

2026년 시리아 상황 업데이트

2011년에 발발한 시리아 위기는 인구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1,400만 명의 강제실향민을 발생시킨, 역사상 최악의 인도적 위기 중 하나로 기록되었습니다. 하지만 13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고국의 평화와 귀환만을 바랐던 많은 사람들은, 시리아에 평화가 찾아올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자 주저 없이 귀환을 택했습니다.

인근국발 시리아 난민 귀환 현황
시리아 강제실향민 현황

유엔난민기구 지원 활동

여러분의 관심과 후원 덕분에 유엔난민기구는 2026년 1월 1일부터 2월 5일까지 약 1개월간 14,330명에게 핵심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등 생명을 살리는 지원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생존을 위한 긴급구호

  • 14,330명 대상 핵심 구호물품 지원
  • 월동 키트 500개 지원
  • 222가구 1,314명 대상 다목적 현금 지원

심리·사회적 지원

  • 성 기반 폭력 예방 및 대응 프로그램 시행
  • 귀환 아동 및 청소년 716명을 대상으로 보호 교육 진행
  • 긴급 심리치료, 그룹 심리치료, 개별 상담 등을 포함한 심리·사회적 지원 서비스 제공

광범위한 보호 체계 구축

  • 귀환민 282명을 대상으로 한 신분 증명서 및 재산권 관련 개별 상담 제공
  • 귀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 '시리아 이즈 홈(Syria is Home)' 개설

유엔난민기구는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오늘도 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의 봄은 여전히 겨울과 닮아 있습니다. 시리아 내 1,230만 명이 여전히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시리아가 온전히 봄의 온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변화를 만드는 용기에 함께해 주세요.

봄호 소식지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