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함께] 불확실한 내일, 위기에 놓인 콜롬비아 강제실향민 가족들의 보금자리
[대한민국과 함께] 불확실한 내일, 위기에 놓인 콜롬비아 강제실향민 가족들의 보금자리
22세의 마리아 팔라시오(María Palacio)는 비공식 난민 정착촌에 살고 있는 콜롬비아 내 수천 명의 강제실향민 중 한 명입니다. 거주지가 법적으로 인정되어야만 식수와 주거, 위생과 같은 기본적인 생활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거주지는 강제실향민에게 무엇보다 필수적입니다.
유엔난민기구는 2014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콜롬비아에서 첫 협력 사업을 추진했으며, 이 사업 덕분에 강제실향민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6곳의 정착지가 콜롬비아 내에서 합법화됐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지속가능한 해결책(durable solutions)을 위한 구조적 조력자(structural enabler) 역할을 수행, 콜롬비아 정부의 강제실향민 대응을 위한 새로운 10개년 국가 정책인 CONPES 4180 수립에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마리아는 교사이자 토착민 공동체 와유(Wayuu)의 리더입니다. 지난 2019년 베네수엘라 마라카이보(Maracaibo)에 피난한 그녀는 모든 것을 두고 떠나야 했던 당시를 다시 떠올리기조차 힘들다고 말합니다.
마리아는 우리비아(Uribia)의 비공식 정착촌 ‘엘 에로푸에르토(El Aeropuerto)’에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2018년 이후 약 1만 5천 명이 정착했으며, 그중 90%는 와유 토착민입니다.
마리아와 그녀의 가족처럼, 수천 명의 사람들이 콜롬비아의 비공식 정착촌에 살고 있으며, 이제 이곳은 이들에게 삶의 터전이자 보금자리입니다.
"저는 이미 이곳에 제 삶을 일구었습니다… 다시 떠나고 싶지 않아요."
비공식 정착촌에서의 삶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모두가 삶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식수와 전기, 하수 시설과 같은 기본 서비스조차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토지에 대한 법적 권리가 없기 때문에, 이들은 언제든 강제 퇴거를 당할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마리아는 아침이면 지역사회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작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이곳의 아이들은 초등학교의 첫해만 출석할 수 있습니다. 학교 수업을 마친 오후에는 공동체 리더로서 이웃들에게 정착촌 합법화 절차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녀는 콜롬비아에 처음 도착했을 때를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그 당시 우리는 늘 두려움 속에 살았습니다.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동안 많은 사람들이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지원으로 콜롬비아 지역당국은 토지 이용 계획을 승인했고, 정착촌 도시 설계안을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는 등 합법화 절차를 진전시켰습니다. 덕분에 강제실향민들은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평화를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은 누군가가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살지 않아도 됩니다.”
비공식 정착촌이 공식적으로 법적으로 인정되면, 지역 당국은 공공 재원을 투입해 도로와 기반 시설을 정비하고 기본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강제실향민 가족의 생활 여건도 크게 개선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콜롬비아는 280만 명이 넘는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과 이주민을 받아들였으며, 이 가운데 약 80%는 콜롬비아에 계속 머물 계획입니다. 급격한 인구 유입으로 라과히라(La Guajira)와 같은 지역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비공식 정착촌이 빠르게 증가했으며,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국경 양쪽에 오랜 유대감을 지니고 살아온 와유 토착민입니다.
유엔난민기구는 난민과 강제실향민이 사회경제적 통합과 자립을 통해 존엄하게 삶을 재건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토지와 주거 합법화 절차를 위한 유엔난민기구의 노력으로 지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콜롬비아 전역 24개 지방자치단체의 51개 공동체에서 약 12만 4천 명이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수천 가구가 막막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재정 삭감으로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가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현장 방문을 중단하고, 기술 지원을 줄일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우리비아(Uribia)와 리오아차(Riohacha)의 도시 정착촌 합법화 과정에서의 중요한 진전을 이어가기 어려워졌습니다. 그 결과 수천 가구는 토지에 대한 법적 인정을 받지 못한 채 다시 열악한 환경과 강제 퇴거의 위험에 놓이게 됐습니다. 상황은 매우 심각합니다. 난민과 강제실향민, 귀환민, 그리고 와유 공동체는 정착촌의 합법화와 물, 위생, 전기, 교육과 같은 기본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위해 수년간 애써 왔습니다. 지금 이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 알레한드라 카스테야노스(Alejandra Castellanos), 유엔난민기구 리오아차(Riohacha) 현장 사무소장
지원 중단으로 콜롬비아 내 약 13만 명의 강제실향민과 이들을 위한 57건의 합법화 절차에 차질을 야기하고, 가장 취약한 이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이러한 활동을 이어갈 현장 경험과 전문성, 협력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재정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지원이 없다면, 마리아와 같은 가족들은 삶을 다시 일구는 데 필수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보이지 않는 존재로 남게 될 것입니다.
공동체 리더인 마리아는 공동의 노력이 지금 자신이 살아가는 이곳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며, 지역사회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 정착촌이 전기와 물, 하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진짜 동네가 됐으면 좋겠어요. 모든 집이 정식으로 소유권을 인정받고, 모든 구역이 완전히 합법화된 곳이요.”